"혹시라도 있다면 달러화 좀 풀어주었으면 좋겠다."

환율이 4거래일째 급등하고 있다. 무려 4일동안 148원이 올랐다. 미국 뉴욕증시가 속절없이 무너지는 상황에서 역외(NDF) 원·달러 시장도 1320원대로 상승한 것이 주 원인으로 풀이된다.

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6.9원 오른 1335.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이는 4거래일째 오른 것으로, 4일동안 환율은 148원이 올랐다. 이는 종가 기준으로 2001년 4월9일 1339.20원으로 마감한 이후 7년6개월만에 최고치다.

전날 서울 외환시장의 원·달러 환율 종가는 전일보다 59.10원 오른 1328.10원을 기록,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8월6일의 70.00원 이후 10년2개월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7일(현지시간) 뉴욕 역외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 물 환율은 전날보다 3.00원 오른 1320.50원으로 마감했다. 역외시장에서 환율은 1312.50원으로 거래를 시작해 1305.00원으로 밀린 뒤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1321.00으로 오르기도 했다.

역외 시장 환율 상승이 서울 환시에서도 환율 상승을 부추긴 것이 사실이지만 다우지수 9500선이 무너진 것이 국내 시장에 큰 영향을 미쳤다.

밴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정책금리 인하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했지만 약발이 먹히지 않으며 뉴욕 증시는 투자심리가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 정부가 내놓은 조치인 유동성 공급도 금융 위기감 악화 속에 완전히 꺾여버린 투자심리를 되살리기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이날 다우존스지수는 500포인트 넘게 폭락하며 9500포인트 마저 무너졌고 스탠더드 앤 푸어스(S & P) 500 지수도 1000포인트가 붕괴됐다. 나스닥지수도 100포인트 넘게 폭락세를 보였다.

가장 큰 폭락의 주범은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의 실적 부진과 자금확보 차원에서 100억달러 어치의 증자를 계획한다는 소식이었다.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기피현상이 계속되면서 이날 국내증시 또한 큰 폭으로 하락하는 가운데 원·달러 환율에 가해지는 상승압력 또한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외환당국이 개입할 가능성이 짙고 밤사이 미 달러의 하락으로 상승 폭이 제한되며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특히 환율 폭등에 잔여 헤지 포지션의 평가손 문제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는데 달러선물 최근월물 가격은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면서 청산기회 조차 주지 않고 있으니 그 목마름이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한 외환시장 전문가는 "지금은 한가하게 게임을 즐기고 있을 때가 아니다"며 "곤란한 지경에 이르는 사람들 많이 보았으니 늦기 전에 쓸데없이 들고 있는 달러화 좀 풀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살만해질 때까지 매물이 나오는 대로 스폰지가 물빨아들이 듯이 쪽쪽 빨아들일 테니 환율은 오늘도 상승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시장 불안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날 환율도 강한 하방경직성 예상된다"며 "미 증시 급락과 라이보 금리 상승, 외국인 주식 역송금 수요와 글로벌 증시 하락에 따른 자산운용사 관련 수용 등으로 환율 상승 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